북한 상류층도 최고인민회의 선거에 무관심

북한 당국은 오는 8일 실시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은 물론 엘리트 계층에서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의 의미에 대해 알아봅니다.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09-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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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이진서 기잡니다.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남한의 국회의원 총선거와 같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여러 명의 후보자 중에서 자율적으로 국회의원을 뽑는 남한의 선거와 달리 북한의 대의원 선거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해영: 때로는 이름조차 모르고 선거에 참가해서 반대는 없고 찬성만 하니까 선거가 아니죠. 선거라는 것이 주민에게는 두려움입니다. 안갈 수도 없고 가서도 바른 행동을 해야 하는데 실수를 해서 정치적으로 매도당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선거나 정치 행사가 있으면 주민들로서는 귀찮습니다. 직장에서 자꾸 확인을 하고 단속을 심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북한 전역에서는 선거와 관련된 유권자 모임이 한창인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거리 곳곳에는 '모두가 찬성 투표 하자'라는 구호가 붙고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미뤄오던 이번 선거를 축제의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은 전혀 즐거운 마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탈북자동지회의 이해영 사무국장입니다.

이해영: 때로는 이름조차 모르고 선거에 참가해서 반대는 없고 찬성만 하니까 선거가 아니죠. 선거라는 것이 주민에게는 두려움입니다. 안갈 수도 없고 가서도 바른 행동을 해야 하는데 실수를 해서 정치적으로 매도당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선거나 정치 행사가 있으면 주민들로서는 귀찮습니다. 직장에서 자꾸 확인을 하고 단속을 심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선거를 앞두고 국경 지역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단속하기 위해 지난 2월 1일부터 국가안전보위부 전파관리국 단속 그루빠와 평안북도 보위부 전파탐지조 등으로 합동 단속반을 만들고 당국의 허가 없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을 색출하고 있다고 남한의 인권단체 '좋은벗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일반 북한 주민들은 당국의 의도와 달리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며 무관심할 수 있지만 정작 남한에서는 북한의 제12기 대의원 선거가 큰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김 위원장이 건강한 모습을 대중 앞에 보여 그동안 불거졌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고 새로운 남북관계 변화를 모색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 때문입니다. 남한 동국대학교의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북한 내부의 향후 권력의 방향, 체제 내부의 세대교체 문제 또 북한의 군부, 당, 내각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변화 속에서 가능하면 좀 더 개혁적인 틀로 갈 것이냐 아니면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보는 것도 중요한 관심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한 언론 매체는 특히 이번 선거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운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 최고인민회의가 북한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 기구로서 국방위원장과 국방위원을 선임한다는 점에서 권력 교체와 후계자 선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도 주의 깊게 봐야하고 또 북한 권력의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거취도 큰 관심사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제12기 대의원 선거를 남한에서 너무 확대해 해석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남한 북한전략센터의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우리는 선거 하루 정치에 참여하는 날인데 북한은 유동 인구를 자기 원래 거주지로 오게 하고 해외에 나갔던 사람도 오게 합니다. 그래서 전체 주민을 한 곳에 모으는 의미가 있고 또 그런 일을 계기로 해서 북한식 축제판을 만듭니다. 자기들 사회주의, 북한식 정치제도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날로 본다는 말이죠. 그날을 그러나 사실 주민들은 식상한 지 오랩니다.

북한 당국이 심각한 경제상황을 극복하려고 지난해 종합시장을 단속하고 예전의 농민시장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고 올해 신년사에서도 새로운 해법 대신 지난 1950년대 시행한 대중적 노력 운동을 부활시키는 수준에 머물러 주민들은 더는 당국에 희망을 갖지 않고 있다고 김 소장은 설명했습니다.

김광인 소장은 주민들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금 북한 당국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결코 주민들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인: 일반 주민들은 당연히 모르고 관심도 없고, 문제는 김정일과 김정일을 둘러싼 부류인데 그 수가 100만이 될지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들도 이미 김정일 체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북한의 상층부는 오직 하나입니다. 중국식 개혁 개방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김정일은 그것은 한사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희망이 없는 거죠. 어떤 정치적 쇼를 해도 상층부는 알고 있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이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끝나면 오는 4월 제12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기 체제를 출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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