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북한 함경북도 회령에서의 공개처형 동영상이 외부세계로 유출되면서, 북한 당국은 국경지역에서의 모든 공개재판이 야외에서 실내로 옮겼으며, 공개재판 중에도 사복을 입은 국가보위원들이 주민들이 혹시 카메라를 소지했는지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소식 장명화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우선 최근 북한 회령에서 벌어진 공개처형 장면의 외부유출사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장명화 기자: 북한을 전문으로 다루는 남한 인터넷 신문인 데일리엔케이(Daily NK)측은 지난 3월 함경북도 회령 시에서 진행된 공개재판과 재판에 이은 공개총살광경의 전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모두 90분가량의 이 동영상은 일본 N-TV에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에서 공개처형이 공공연하게 저질러지고 있다는 보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렇게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총살당한 3명의 북한주민들의 죄목은 ‘북한을 탈출한 죄’라고 전해졌습니다.
이 사건이후 북한당국이 공개처형을 실내로 옮겼다는 보도가 나왔죠?
장: 네. 북한당국은 회령사건이 터지자 국경지역에서의 모든 공개재판을 야외에서 실내로 옮겼다고 남한 조선일보가 23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재판 중에도 사복을 입은 국가보위부원들이 주민들 주변을 돌면서 카메라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회령에선 이 동영상을 유출한 사람에 대한 색출작업이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대표로, 현재 조선일보 기자이기도 한 강철환 씨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회령사건이후 군 소재 회관에서 공개처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강철환: 회령에서 공개처형을 하다가 그 비디오가 유출되면서 국경지역에서 굉장히 긴장했나 봐요. 그래서 무산 쪽에서도 공개처형을 하려고 준비를 하다가 공개처형을 못하고, 야외에서 공개재판을 하려고 했었는데, 다 야외에선 안하고 군마다 큰 회관이 있는데 그 회관에다 사람들을 다 모아놓고 회관 내에서 (공개처형을) 했다고 합니다.
최근 북한주민들, 특히 국경지역의 주민들이 서방영화를 본다거나, 외국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고, 휴대폰을 통해 외부인과 통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비디오나 카메라 사용도 늘어나고 있는 모양이죠?
장: 그렇습니다. 미국의 유력일간지인 Los Angeles 타임스는 23일 점점 더 많은 북한주민들이 외부 단체 관계자들이나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들로부터 제공받은 비디오카메라로 북한내부의 활동상을 찍어 외부로 유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3월 회령 공개처형 동영상도 한 탈북자가 북한에 몰래 들어가 촬영해 일본의 N-TV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1월 중순에는 북한 내 반체제 단체의 활동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된 바 있습니다. 작년 11월 회령에서 촬영된 이 동영상에서는 김정일 타도 구호가 적힌 벽보가 소개되고, 반 김정일 활동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는 성명서가 낭독되는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북한에서 이렇게 몰래 촬영하다가 잡히면 죽을 수도 있는데, 목숨을 걸면서까지 촬영하는 이유가 뭡니까?
장: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강 대표는 북한주민들은 경제적 이유로 혹은 정치적 이유로 고립된 북한내부의 생생한 현장을 찍어 외부세계에 유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철환: 언론 쪽에서 관심이 많으니까, 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뭐 돈도 벌려고 했겠고, 또 어떤 사람들은 북한참상을 알리려고 하는 마음도 있었겠고,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카메라로 찍다보니까, 북한보위부가 긴장을 한 것 같아요. 자꾸 그런 게 외부에 유출되면 문제가 커지니까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23일 일부 일본 방송사의 경우, 북한 정치범수용소 같이 아주 드문 장면을 찍었을 경우에는 미화로 약 20만 불까지 제공한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월, 북한 내 반체제단체의 활동을 동영상으로 제공한 탈북자는 미화로 15,000불을 받았는데요, 중간 브로커들의 손을 거쳐 이 동영상의 촬영에 협조한 북한주민들에게는 약 3000불이 전달되었다고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이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북한 회령소재 국영기업 소속 운전사였는데요, 동영상이 공개된 후 발각될 것이 두려워, 북한을 탈출해 현재 태국에 숨어 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