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모니왕자, 캄보디아의 왕위 계승

캄보디아 국왕선출위원회는 지난 7일 퇴위한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의 뒤를 이어 그의 둘째 아들 노로돔 시하모니왕자가 차기국왕으로 선출되었다고 14일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9명으로 구성된 이 국왕선출위원회는 지난 7일 시아누크 전 국왕이 퇴위하면서 발족된 기구로, 신임 시아모니 국왕의 이복형인 라나리드왕자와 훈센총리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주요외신들은 전 시아누크국왕이 라나리드왕자와 실세정치의 최강자인 훈센총리를 설득해 시아모니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도록 했다고 전했습니다. 라나리드왕자는 이날 프놈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훈센총리가 시아모니왕자이외 다른 왕자가 왕이 되는 것을 결사반대했다면서, 그래서 자신이 시아모니왕자에게 왕위를 계승할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형식적인 선출절차를 통해 아버지가 60년 넘게 지켜온 자리를 물려받은 시아모니는 한때 후계자로 거론됐던 라나리드왕자가 치열한 권력투쟁을 거쳐 국회의장에 오르는 등 당파싸움을 벌인 것과는 달리 예술에만 몰두했던 인물입니다.

시아모니 국왕은 생애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냈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만든 영화 ‘어린 왕자’에서 주연을 맡아 14세 때부터 예술가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8년간 체코 프라하에서 고등학교 정규과정을 포함해 발레, 음악, 연극 등을 배우며 8년을 보냈습니다. 특히 그는 1976년부터 1년간 북한에서 영화를 배웠습니다. 이후 파리로 유학간 뒤, 무용수 겸 안무가, 영화촬영 등으로 활약했습니다. 지난달까지, 그의 공식직함은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캄보디아대사였습니다.

이날 시아모니 국왕이 만장일치로 선출됨에 따라, 올해 81세로 폐기능 이상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시아누크 전 국왕은 양위과정의 잡음을 최소화하고 자신과 왕비의 안락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13세기 앙코르 왕국으로부터 이어지는 왕정을 자신의 사후에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헤리티지 재단연구소의 아시아전문가인 데이나 딜런(Dana Dillon) 선임연구원은 캄보디아의 권력이 평화적으로 이양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합헌군주제인 캄보디아에서 국왕의 역할은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동남아시아지역의 정치역학에는 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The role of king in the constitutional monarch is very limited. I don't think it's very significant overall on the politics of the region."

딜런 선임연구원은 시아누트 전 국왕이 북한의 김일성과 돈독한 관계를 가졌지만, 이 두 사람의 친분이 신임 국왕통치하의 캄보디아와 북한과의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The relations will continue to be friendly, but not productive."

그는 그 이유로 경제적인 차원에서 캄보디아는 북한과의 관계보다 남한과의 관계에 더 우선시 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1997년에 정식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남한의 캄보디아 투자는 점차 증가세에 있다면서, 딜런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은 오히려 캄보디아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8월에 북한에 머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캄보디아 최고 훈장 2개를 주며 대를 이은 후대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던 시아누크 전 국왕이 자신이 지목한 아들이 왕위를 이어받는데 성공한 것과 관련, 최근 평양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김 씨 가문의 3세대 세습과정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장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