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대학생들의 북한 인권을 향한 꿈

남한 이화여자대학교 학생회는 18일 북한 인권의 실태를 전하고 북한 인권 개선의 필요성을 알리는 다채로운 행사를 열었습니다. 북한 사진 전시와 탈북자와의 대화 등으로 다양하게 꾸며진 이번 행사는 그동안 북한 인권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대학생들에게 북한 인권의 참혹성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웠습니다.

남한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는 4.19 기념행사 중 하나로 ‘북한 인권을 향한 꿈’ 이라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4.19는 1960년 4월 19일 남한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이날 시위는 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 정권의 12년간의 독재를 종식시키는 전화점이 됐습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의 양효은 씨는 4.19가 가진 의미는 사회 문제에 대해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같은 민족인 북한의 인권 문제는 남한 대학생들이 사회에 목소리를 내야하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양효은: 우리 시대에 정말 우리가 내야하는 목소리가 무엇인지 고민을 해봤고 북한 인권 문제가 당면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많이 참여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성도 있었어요. 북한 인권 문제를 정치적이라거나 정부에 대한 공격, 이런 의미가 아니고 왜 우리가 이렇게 인권에 대해 무관심 했는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이날 교정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먹는 한 끼 식사량이라는 80그램의 쌀로 만들어진 주먹밥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탈북자 예술단원들이 공연과 북한 사진 전시회 등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 김소연 씨의 말입니다.

김소연: 임신한 여자분 얘기는 믿기 힘든데요, 잔인해요.

특히, 이날 오후 열린 토론회는 북한 공개 총살 동영상과 남한으로 오려는 탈북자들의 사연을 담은 다큐멘타리 영화 '서울 트레인'이 상영되고 난 뒤, 대학생들과 탈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 인권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참가 학생: 평화를 사랑한다면 북한 인권에 대해 speak up 해야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참가 학생들은 탈북자들에게 북한의 사회 실상과 엄중한 체제 감시 속에서 어떻게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올 수 있는지를 물었고 탈북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솔직한 얘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줬습니다.

이날 참여한 탈북자는 정치범 수용소에서 8년을 보낸 경험이 있는 68세의 김영순 씨와 2000년 남한에 들어와 현재 대학교에서 노래를 공부하고 있는 22살의 김연화 씨입니다.

김영순: 차라리 내가 팔이 부러지는 게 좋아요. 내 부모, 가족이 내 앞에서 죽어서...

김연화: 제가 북한을 떠날 때 나이가 15세였어요. 저희 옆옆 동네에 딸만 넷 가진 집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굶어서 돌아가셨는데 하루는 큰 딸이 없어졌어요. 소문이 많았는데 중국에 팔려갔다는 얘기도 나왔어요, 살기 힘드니... 근데 그 집 생계 수단이 그 큰 딸이었어요. 나머지 식구들 먹여 살리고 그랬는데 없어지니 하루아침에 나머지 네 식구가 굶어죽었어요.

대부분 이날 탈북자와 처음 만나본다는 참가 학생들은 다음과 같이 이번 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참가 학생: 강연에서 들은 경제, 정치 측면과 인권 문제를 또 다르네요. 제가 교육 공학과인데 앞으로 그런 쪽으로도 생각이 되고.

참가 학생: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눈물이 나더라구요, 전체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날 행사를 마무리하며 학생들은 계속해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회 양효은 씨의 말입니다.

양효은: 많은 호응을 보고, 이런 일을 누군가 하기를 바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많이 노력하려구요.

서울-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