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남씨 동생: 현재 형 생사여부조차 몰라

북한 주민 손정남씨에 대한 국제적 구명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손 씨의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남한에 정착한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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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2일 남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형 손정남 씨와 중국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설명하고 있는 손정훈 씨 - RFA PHOTO/양성원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포함한 4명의 유엔 인권전문가들은 지난 4월말 북한측에 서한을 보내 손 씨의 처형을 연기하고 죄목을 재검토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영국의 국제적 인권단체인 ‘세계기독연대 (CSW)'가 손 씨의 공개처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입니다. 이에 앞서 남한에서도 여러 민간단체가 남한의 국가인권위원회가 손 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개입하도록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같이 이름이 공개된 북한주민의 처형을 막기 위해 국제적인 구명운동이 벌어진 경우는 처음입니다. 그러나 정작 손 씨의 생사여부가 아직까지도 전혀 알려지지 않아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남동생 손 정훈씨가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손정훈: 지금 연결을 닿을 수 있는 라인에다가 제가 연결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워낙 보위부에 일단 갇히게 되면 외부와의 연계가 단절이 됩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사형이 집행이 됐는지 뭐 어떻게 됐는지 하는 것은 사람을 통해 최대한 알아보는데, 아직 중국측에서 소식이 없거든요.

지난 1997년 탈북해, 남한행에 성공한 동생 정훈씨는 형 정남씨가 지난해 중국에서 자신을 만났다는 이유로 평양 국가안전보위부에 수감돼 공개처형이 확정됐다는 정보를 지난 4월초 공개하며 도움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당초 4월 중으로 공개처형이 집행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훈씨는 국제적 구명운동으로 형이 살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손정훈: 그게 (공개처형이) 한 달, 두 달 안에 이루어지는데요, 그때 제가 소식을 듣고 (남한 국가) 인권위원회나 ‘한국기독교사회책임’에다가 이 문제를 알렸어요. 형이 기독교를 열심히 믿은 사람이고 그 믿은 신앙을 가지고 북한에 들어갔던 사람인데 단지 동생을 만났다는 죄 때문에 여러 가지 죄목을 씌워서 총살을 한다고 하니까, 일단 영국측에서 현지 북한대사관앞에 가서 데모도 했다고 그러고 유엔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분들이 연명으로 서명을 하기도 했으니까, 총살이라는 공개집행이 안될 수도 있는 상황, 북한측이 이러한 국제적인 압력을 가했을 때 그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집행을 할까요?

정훈씨는 특히 지난달 31일 유엔특별보고관들이 지난 4월 제기한 우려에 북한측이 비협조적 대응을 한 데 대해 공동으로 유감 성명을 발표한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북한은 5월 5일자 답신에서 유엔측의 서한을 ‘음모의 산물’이라는 등 극렬한 어조로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손정훈: 저는 사실 대한민국이 사실 한반도의 주인이고 한민족의 인권상황문제인데 그래서 우리 (남한)정부가 좀 적극적으로 나서주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국제적으로 여러 인권기구들이 관심을 가지고 나서주는데 대해서는 정말 대단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이렇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쉽고 서운한 거죠.

한편, 세계기독연대는 1일 유엔 특별보고관들의 손 씨 관련 공동성명을 환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의 엘리자베스 바사 (Elizabeth Batha) 국제담당변호사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신설된 유엔인권이사회가 이달 하순 이사회를 열게 되면 손 씨 같은 기독교인 처형 등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을 주요의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