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남한 청와대가 서해 북방한계선 NLL이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남한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북측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 청와대의 문재인 비서실장이 13일 국회 통일 외교 통상위원회에 남북정상회담 추진 위원장 자격으로 출석했습니다. 다음달 초에 평양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NLL 문제가 논의될지 여부가 큰 관심사였습니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선 NLL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없지 않고 우리가 희망하든 희망하지 않든 북측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하는 의제가 있겠습니다.
북측이 제기하면 서해 북방한계선 문제를 논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문재인 실장은 북측이 서해 북방한계선 문제를 제기하면 공동 어로수역과 같은 복안으로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수행단에 송민순 외교 통상부 장관이 빠지고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포함된 사실에 대해서는, 서해 북방한계선과 비무장지대, 군사적 신뢰 보증 문제 등이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어 김 장관이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이 의제가 될 수 있다는 청와대의 입장에 대해 남한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야당인 한나라당은 서해 북방 한계선은 영토 주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양보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급급해 북한의 요구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랜드 연구소의 군사전문가 브루스 베넷 (Bruce Bennett)박사도 13일 미국 주재 남한 대사관의 홍보원에서 가진 강연에서 남한이 북측에 지나친 양보를 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Bennet: (The question is, of course, how much S. Korea is prepared to give up.)
"문제는 남한이 북측에 얼마나 양보할 준비가 돼 있냐는 겁니다. 남한은 북측에 이미 많은 지원을 해줬는데요, 여기에 더해서 현재 국경지대로 인식돼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을 재협상할 뜻이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북한은 이 문제가 자기 뜻대로 해결되고 나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서해 5도 문제를 제기할 겁니다. 서해 북방한계선 재협상은 좋은 구상이 아닙니다."
미국 맨스필드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남한 정부가 단기적인 정치 목적에 이끌려 북한에 양보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Flake: (I think the broader concern would be the precedence set in terms of negotiations with N. Korea.)
"크게 볼 때 북한과의 협상에서 선례를 남긴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것은 국방 담당자들의 말을 귀담아 듣느냐는 점에서도 중요하고, 북한과의 논의에서 안보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느냐는 문제와도 직결됩니다."
한편 남한 조선일보는 13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남한 군 수뇌부가 유엔군 사령부측에 서해 북방한계선 변경에 관한 입장을 타진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군 사령부는 서해 북방한계선이 지난 1953년 유엔군 사령관에 의해 선포된 만큼, 변경도 유엔군 사령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