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 북한의 종교, 사상, 양심의 자유 실태 보고서 (2)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15일 북한 주민들의 사상과 양심, 종교 자유 실태를 조사한 특별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3차례에 걸쳐 보고서 내용을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순서로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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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15일 북한 주민들의 사상과 양심, 종교 자유 실태를 조사한 특별보고서, "Thank you, Father Kim Il Sung": Eyewitness Accounts of Sever Violations of Freedom of Thought, Conscience, and Religion in North Korea - PHOTO courtesy of United State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김일성 아버지 감사합니다'(Thank you Fatehr, Kim Il Sung)이란 제목의 북한 인권 특별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은 종교 활동을 허용하면 주체사상이 무너질까봐 종교의 확산을 철저히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데이비드 호크씨는 이번 보고서 작성을 위해 면담한 40명의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종교적 신념을 가진 북한 주민들을 구금이나 심지어 공개 처형하는 등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David Hawk: There are people who continue to be imprisoned for their religious beliefs, quite a number of people who are punished because of their religious beliefs.

북한당국은 이들을 공개 처형할 때 어떤 재판 과정도 거치지 않으며 죄목도 종교적 이유가 아닌 인신매매나 국가배반죄와 같은 엉뚱한 죄목으로 고발한다는 것입니다. 호크씨는 다만 북한에서 기독교 신자에 대한 공개처형은 1990년대 말까지 계속되다가 2000년대에 들어서는 유엔등 국제기구의 감시 활동이 늘어나면서 외형상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 주민들이 종교를 접하는 일은 주로 중국과의 접경지역에서 많이 일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에서 머물던 탈북자가 남한 선교사등과 접촉을 통해 종교를 알게 된 후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 확산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 관리들은 탈북자들이 중국에 머물면서 종교, 특히 기독교을 접했거나 입교를 했는지 가려내기 위해 교회에 간적이 있느냐, 남한 선교사와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탈북자들은 종교와 접촉한 여부에 따라 단순 불법 월경자로 노동 단련대로 보내질지 종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질지 그 형벌의 무게가 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보고서 작성을 위해 면담한 탈북자 가운데는 보위부 요원 출신도 있었는데 이들은 북한에서 종교를 가지고 있는 주민들을 색출하는 일에 직접 가담하기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다른 탈북자는 지난 1998년 강제북송 당시 함께 구금됐던 동료가 중국에서 교회에 간 적이 있다고 시인한 후 다른 곳으로 끌려갔으며 그 이후 다시는 동료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1999년 강제 북송됐다는 또 다른 탈북자는 온성 보위부 취조에서 중국에서 조선족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했다고 털어놓은 후 혹독하게 얻어 맞은 경험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중국에서 기독교를 믿은 후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스스로 북한으로 다시 돌아갔다는 한 여성 탈북자는 국가보위부에 체포된 후 그녀를 체포한 보위부 관리를 설득하기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자신은 북한과 북한 주민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북한을 위해 늘 기도한다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보위부 관리는 종교를 믿은 것은 범죄에 해당하지만 김정일 장군님은 당신을 용서했다며 풀어줬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교회를 다녔다고 밝힐 경우 무거운 형벌을 가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사실을 거의 숨기며 단순히 식량을 얻으러 중국에 갔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이처럼 북한당국은 북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계속되는 기아와 경제난으로 주체사상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있으며 대신 종교에 대한 믿음을 찾는 주민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