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특집: 북중 국경 1500km를 가다]② 단동에서 압록강 따라 백두산 관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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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자유아시아방송 기획특집 방송 북-중 국경 1,500KM 가다

자유아시아방송에서는 북한 탈출을 시도 하는 사람들에겐 일명 죽음의 사선이라 불리는 압록강에서 두만강 까지 1500km를 북-중 국경선을 따라 남한의 통일열차 사람들과 동행 취재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압록강 지류에서 한걸음만 건너면 북한 땅이란 일보과에서 백두산의 관문 이도백화까지 편입니다. 이진서 기자입니다.

단동 출발 차안: 위화도입니다. 네 위화도입니다. 섬이 크죠?

단동 시내에서 자동차를 타고 백두산을 향해 압록강을 끼고 올라가는 강행군이 시작됐습니다. 하루 400km이상 자동차로 이동하지 않으면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고 또 압록강 강줄기를 따라 올라가는 기행이니 강행군이란 이름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자동차 차안: 오늘은 압록강 변을 따라 가다가 호산장성이라고 중국에서는 만리장성의 동단기점, 이 동단기점을 보지 않고는 사나이라고 얘기하지 마라...

고려 말기. 고려군이 요동을 정발하기 위해 머물다가 이성계가 회군한 섬 위화도. 이곳을 지나니 호산장성 즉 박작성에 닿았습니다. 산세가 호랑이 누워 있는 모습과 같아 붙여진 이름 호산장성. 단동에서 30km 쯤 떨어진 호산장성에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접경지대라는 글자를 바위에 새겨 넣은 표석이 있습니다. 이 표석에는 중-조 변경 일보과 라고 쓰여 있는데 한발자국만 건너면 북한 땅이란 의미입니다.

자동차 안: 옛날에 우리 사신들이 중국에 갈 때 전부 호산장성 가기 바로 전 입구에서 쉬었고...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니 호산촌(어도)이 나옵니다. 이곳에는 북한 해역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쾌속정 타는 선착장이 있습니다. 압록강 건너는 평북 의주군.

보트소리 : 담배 달라는 거야? 담배 있어요? 얼마? 100원? 100원이면 2만원이야. 빨리 달라?...

압록강 중간에는 섬이 있는데 이곳 역시 북한 영토기 때문에 사실 우리를 실은 배는 북한 해역을 들어갔다가 나오는 셈이 됩니다. 통일열차 일행은 멀리서나마 북한 군인과 접하는 경험을 한 것입니다.

(보트: 여군이야...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표현하기 힘든 긴장감과 물살을 가르고 무섭게 달리던 배를 20여분 탄 뒤 정신을 가다듬은 사람들은 선착장에 있는 조선 물건 백화점이란 간판을 한 상점으로 총총히 들어갑니다.

(북한 상품 상점 안)

북한산 담배 광명, 금수강산, 천지 그리고 화폐와 조선 우표가 빼곡히 진열돼 있고 들쭉술, 빗, 거울 등의 수제품 특히 눈길을 끈 북한 훈장인데 이것은 미화로 50달러 이상, 부르는 것이 값이었습니다.

(이동 배경음: 빨리 오세요. 차 갑니다. )

호산장성에서 압록강을 따라 북쪽으로 가는 길가에는 복숭아 나무가 온통 산을 덮고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에게 9월은 먹음직스럽게 달린 과일을 수확해 넉넉하고 또 그것을 사가는 손님을 보면서 즐겁습니다. 한참을 더 차로 달려 도착한 곳의 지명은 집안시.

집안시는 요녕성 최북단이면서 길림성으로 치면 남단의 시작 지역 입니다. 집안시의 인구는 약 21만 명으로 1만 5백여 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습니다. 중국 쪽에서 바라보는 압록강 건너편에는 험준한 산악 사이로 북한 자강도 만포시가 보입니다.

중-조국경이란 글이 새겨진 돌 앞에는 북쪽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는데 일행 중 한명이 무심코 들여다보니 어디선가 중국인이 달려와 돈을 요구 합니다. 망원경을 봤으니 돈을 내라는 겁니다.

(이도백화 : 이도백화를 설명하면서 백화수복 하면 평생 안 까먹는 거야. 옛날에 백화수복이라고 술이 있었어요.)

백두산을 가기 위한 관문 이도백화. 중국인들이 장백산 이라 부르는 백두산 부근에는 마땅히 여행객을 위한 숙소가 없기 때문에 백두산 관광을 하는 사람들은 이도백화에서 잠을 자고 이른 아침 출발한다고 했습니다. 숙소에 여정을 푼 시각은 밤이 깊어 주변이 깜깜했지만 침침한 형광등 불빛의 식당 안보다는 건물 밖에 자리를 만들어 고기를 굽고 밥을 먹으며 일정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저녁 식사: 옛날에는 대포집이 많았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사람이 놀랐겠죠. 대포도 왕대포죠. 왕대포, 부산에는 또 다대포가 있잖아...)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회사에 근무하는 김대겸 소장입니다.

김대겸: 처음에는 압록강 너머 북한 땅을 보면서 신기했습니다. 여기가 북한 땅이구나. 왜 못 넘어가지 하면서 많은 셔터를 눌렀습니다.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요. 그런데 하루가 지나니까 어? 어제 봤던 것 같은 장면이네 하면서 사진 찍는 수가 줄더라고요. 처음에는 내가 왜 이러지 이런 생각도 했지만 당연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2년 전에 제가 울릉도를 통해 독도를 갔다 왔는데 그때 보니까 대한민국 공무원은 국가에서 지원을 해줍니다. 3일 동안 여행을 하는 일정이었죠. 그것처럼 압록강을 거쳐 두만강을 거쳐 북한 땅을 보면서 체험하는 것을 정부차원에서 또 단체에서 후원이 되면 우리 모든 국민이 새로운 마음을 갖지 않을까? 남북한이 멀어진 이유가 왕래가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직장인 유석상 씨의 말입니다.

유석상: 왜 멀리에서 ...저는 평범하게 생각하고 우리 한국 사람은 처음 보면 반가워여요 라면서 손 흔들어주고 하잖아요. 그런데 담배 달라는 손짓부터 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놀랐어요. 솔직히 멀리 돌아 왔는데 북한 땅을 가는 것이 아니라 중국 공안 눈치를 보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폭죽놀이를 유난히 즐기는 중국인들, 이날도 온 동네 사람들은 자정이 가깝도록 주거니 받거니 폭죽을 요란하게 터뜨렸습니다.

(폭죽 소리: 내일은 일찍 아침을 먹고 나가려고요. 양껏 먹으세요....)

일행은 낮에 배를 타고 유일하게 만났던 북한 주민에 대해 모두는 할 말이 많은 듯합니다. 왜 그들을 보면서 사진을 찍었던 것일까. 만약 누군가가 우리를 보면서 신기한 듯 사진을 찍어댄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리고 북한 군인은 왜 우릴 보면서 담배를 달라고 했을까?

강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압록강을 따라 올라가며 우리는 예전에 생각지 못했던 의문이 마음 깊은 곳에서 샘물처럼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MC: RFA 자유아시아방송 기획특집 방송 북-중 국경연선 1,500KM 가다

내일은 민족의 정기를 담은 백두산에서 훈춘시까지의 이야기를 방송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청취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