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인터뷰] 황준국 주유엔 대사 “중∙러도 마냥 북한 감싸진 않을 것”
2022.11.09
앵커: 유엔을 비롯한 미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한 북한의 잇단 도발에는 추가 제재와 결의가 뒤따른다고 황준국 유엔 한국대표부 대사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거듭 강조했습니다. 황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자국의 이익을 계산해 북한을 마냥 감싸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가 황 대사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유엔 대북제재의 실효성과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추가 대북제재와 집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황준국 대사) 안보리는 국제기구 중에서 유일하게 전 회원국들에 강제력있는 결정을 하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제재를 부과할 수 있고요. 그래서 북한이 심한 도발을 할 때, 최근과 같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탄도미사일을 수십 발을 쏠 때, 당연히 제재 대상이 되고 추가적인 제재 결의를 해야 하는 것인데, 중국과 러시아가 5월에 거부권을 한번 행사했고요. 최근에도 안보리 회의가 있었습니다만 제재 결의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서 계속 이 문제를 다루는 이유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들이 북한의 이런 도발을 강한 어조로 규탄하고 있고,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된다, 그리고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결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또 경제적으로도 계속 제재를 받는 그런 상황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기자) 유엔 안보리가 중국과 러시아 때문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유엔 내부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황준국 대사) 최근 몇 년 간의 미중 관계, 미국 러시아 관계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도 있고 해서, 이런 강대국 간의, P5 즉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미국, 중국, 러시아 간의 관계가 안 좋아지고 대립과 경쟁이 심해지는 배경 하에서 안보리에서 실효적인 조치를, 결정을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계속 심각한 도발을 더욱 더 빈도와 강도를 높이고 있는 이런 상황입니다. 결국 북한에 대한 비난과 규탄은 중국과 러시아와 연결될 수 밖에 없고요. 아마도 북한 생각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경제적으로 제재를 받는다 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워낙 큰 나라니까 그들과만 통하면, 그들로부터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받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계산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가 계속 이런 입장을 취할 수 있느냐, 자국의 국익에 부합되느냐는 그들이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고요. 현존하는 제재들, 사실은 굉장히 강력한 제재들이 이미 부과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제재들을 제대로 이행을 하면 북한 정권이 상당히 생각을 다시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조치들이 이미 정해져 있거든요. 그런데 제재 회피나 위반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이긴 한데, 이런 제재 이행을 더욱 철저히 하도록 노력하는 것, 그리고 핵실험과 같이 유엔 안보리에서 이미 경고한 그러한 경우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서 추가제재를 더하는 그런 조치들을 해나가려 합니다.
기자)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대해 중국이 언제까지 북한을 감싸줄 것으로 보십니까?
황준국 대사) 중국 입장에서는 과연 북한 편을 드는 것이 중국의 안보 환경에 도움이 되는가도 생각할 겁니다. 어차피 한,미 또 한,미,일 입장에서는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군사적인 대비 태세를 안할 수 없고, 억지력을 실효적으로 강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제재와 압박이라든지, 대화와 협상과 더불어 군사적 대비에 만전을 기해나갈 것이고 훈련도 더 강화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중국의 안보 환경에 도움이 되겠는가도 생각해야 될 것입니다. 이것은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 있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일관성있게, 인내심을 갖고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자) 러시아의 입장도 마찬가지로 보시는지요?
황준국 대사) 북한과 러시아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더욱 밀착하고 있어서 많은 나라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있었던 주민투표, 합병 같은 유엔 헌장을 완전히 무시한 조치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지지 성명을 낸 나라는 북한 하나뿐이었어요. 그것은 양국의 이해관계가 우리가 다 상상할 수 있듯이 서로 통하는 점이 있는 것이지요. 지금 상황은 그러한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두 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두 나라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7월 부임하신 이래, 유엔 북한대표부와 공식 또는 비공식 접촉은 있으셨습니까?
황준국 대사)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 측에서 면담요청을 한 적도 없고, 저쪽에서 요청한 적도 없고요. 사실은 유엔 회의장에서 우연히 조우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는데 지금까지 그런 경우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그럴 계획도 따로 없습니다.
기자) 북한 인권 문제 해결에 대한 대응 방침은요?
황준국 대사)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이냐, 동시에 북한과 대화와 관여를 통해서 인권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결국 두 방향으로 노력해나가고 있습니다. 살몬 보고관, 이신화 대사 두 분 다 우리 대표부와 협력을 하고 유엔과 같이 책임을 묻는 것과 북한과 관여하는 것 양쪽으로 다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국제형사재판소에 소추한다던가, 특별 재판소를 설치한다던가 이런 방안들이 이론적으로는 물론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닌 것 같고요. 그렇지만 인권 유린의 증거들을 계속 기록으로 남기고 쌓아가는, 정부와 유엔, NGO들의 노력을 통해, 언젠가는 책임을 묻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동시에 북한이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 여성인권 차별 철폐 협약이라든지 아동관리협약 등 조인한 조약들이 있습니다. 또 제네바에서 인권이사회 차원에서 연례적으로 하는 건의사항에도 북한이 수락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인권 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접점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부분들을 접점으로 해서 유엔을 중심으로 관여해 나가고, 또 이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서 관심 갖고 관여해 나가는 전반적인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제임스 히넌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 등이 임명되어 활동을 개시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북한인권특사 임명이 지연되는 분위기인데 이에 대해 최근 정보를 받으신 것이 있으신지요?
황준국 대사) 최근에 들은 새로운 소식은 없습니다. 제가 과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할 때에는 로버트 킹 북한인권대사와 자주 만나고 했었거든요. 앞으로 미국의 특사가 임명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에 대한 북한의 피격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 회의 주재나 결의안 발표 등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황준국 대사) 그 사건들은 (한국) 국내에서 수사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 유엔에서 특별히 그것을 가지고 유엔 내 절차를 밟고 있거나 하는 것은 없습니다. 수사가 끝나고 진상규명이 된 후에는 무슨 조치를 할 수 있을지 그것은 그때 가서 검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내년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를 위해 회원국들에 특별히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요?
황준국 대사) 한국이 (구) 소련의 거부권 때문에 40년 정도 유엔에 가입을 못하다가 1991년에 가입했는데, 그 이후 30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안보리 이사국도 2번 했고, 유엔 사무총장직을 10년 했고, 총회 의장도 했고, 인권이사회에도 계속 참여했고요. 또 PKO에도 지금까지 계속 참여했었지요. 지금은 유엔에서 한국이 재정기여국 순위로 볼 때에도 193개국 중 9위니까요. 평화와 안보 측면 뿐 아니라 종합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한국이 유엔에서의 역할과 기여, 그동안 해온 일의 양과 질 등을 봤을 때 안보리 이사국으로서의 충분한 자격이 있다, 또 앞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요. 또 지구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ODA(공적개발원조)를 대폭 증액했습니다. 사실 요즘같은 경제 상황 하에서 이를 증액한다는 것이 선진국이나 개도국이나 거의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이것이 지금 상당히 인상깊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방송을 청취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황준국 대사) 북한 주민들이 정보가 통제되어 있는 사회에 있는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과 국제기구, NGO들, 세계의 많은 기관과 시민들이 북한 주민의 생활과 고통 그리고 인권 상황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희망을 가지셔야 될 것 같고, 제대로 된 정보를 유입시킨다고 하는 것이 결국은 북한 주민들이 세상을 정확히 알고 판단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RFA 같은 매체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황준국 대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정보라 기자였습니다.
기자 정보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